오늘 12시경 정말 강한 폭우가 내렸다...
삼실에 나혼자 남았다..일찍 점심을 먹으려 나온다..뭘먹지? 송파구 문정역 식당가 주위를 기웃이는데 갑작이 앞이 안보인다..쏟아붓고 있다.
대로변 보도에 온통 비맞은 검은색 아주 초라하고 쬐그만 고양이..폭우에 어찌할 줄 모르고 울어된다...
길양이는 경계심이 강해 사람들 외면하기 일색인데..혹이나 "양이야~이리와~ 기다렸다는 듯 우산속으로 달려온다...
바지에 자신의 털을 닦는다..
신발위에 올라와 연실 털을 닦는다..
다리사이를 빙빙돌며 약간의 안정감을 찾는 듯~
비가 더 거칠어져 같이 앉는다..
우산을 때리는 험한 빗소리에 겁을먹고 고개를 파묻는다... 어찌해줄 방법이(핸폰찍을 시간에 안아라도 주지?) 물론 안아도 주었지만 그리 편안해 하지 않는다..
온통 옷이 다젖어 정신이 없다....신발은 빗물에스며들고
이놈을 두고 갈 수도 데려 갈 수도 판단이 서질 않는데...때마침 고3정도 보이는 남학생이 다가온다..이친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내 옆에 앉는다..
난 이친구에게 부탁하고 자리를 피한다....일어나는데 날 보고 우는 양이의 표정이 애처럽다...
그렇게 점심도 못 먹은채 부랴 도망치 듯 삼실로 돌아왔다...기분이 별로다..그친구는 잘 지켜 주었을까?
내내 맘이 불편하다...길양이의 이것도 하나의 성장 과정일 수도 있다고 애써 외면해 보지만 그닥 즐겁지 못한 씁쓸함은 글쓰는 내내 양이의 표정이 떠올라 먹먹하다...